미국주식으로 수익을 냈다면 언젠가 마주치는 질문이 있습니다. “세금은 얼마나 내지?” 국내주식과 달리 미국주식은 일반 투자자도 세금을 내야 하고, 더 중요한 건 아무도 대신 떼어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직접 신고하지 않으면 나중에 가산세까지 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주식에 붙는 두 가지 세금이 어떻게 다른지, 얼마를 언제 내야 하는지, 그리고 합법적으로 줄이는 방법까지 예시와 함께 정리합니다.
1. 먼저 두 가지 세금을 구분하세요
미국주식 세금이 헷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세금을 하나로 묶어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양도소득세는 주식을 팔아서 남긴 이익에 붙습니다. 세율은 22%이고 연 250만원까지는 공제되며, 무엇보다 본인이 직접 신고해야 합니다. 배당소득세는 주식을 가지고 있는 동안 받는 배당금에 붙습니다. 이건 배당을 받을 때 이미 떼고 들어오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따로 할 일이 없습니다.
즉 팔지 않았다면 양도소득세는 없습니다. 평가이익이 아무리 커도 실제로 매도해서 이익을 확정해야 세금이 생깁니다.
2. 양도소득세: 얼마를 내나
계산 자체는 단순합니다. 실제 숫자로 보겠습니다.
한 해 동안 미국주식으로 1,000만원의 양도차익을 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여기서 매매수수료 같은 필요경비 10만원을 빼고, 기본공제 250만원을 뺍니다. 남은 740만원이 과세표준이고, 여기에 22%를 곱한 162만 8,000원이 내야 할 세금입니다.
세율 22%는 양도소득세 20%에 지방소득세 2%(양도소득세의 10%)를 더한 값입니다. 법에는 중소기업 주식에 적용되는 10%(지방세 포함 11%) 구간도 따로 있지만, 미국 상장 대기업 주식은 대부분 20%가 적용됩니다. 국내주식과 달리 대주주가 아니어도, 금액이 크지 않아도 과세되고, 보유 기간에 따른 중과세율은 없습니다.
연간 수익별로 보면 감이 옵니다. 이 표는 필요경비를 뺀 순수 차익 기준이라 앞의 예시와 조금 다릅니다. 250만원까지는 세금이 0원입니다. 500만원이면 55만원, 1,000만원이면 165만원, 3,000만원이면 605만원입니다.
기본공제 250만원은 1년에 한 번 적용됩니다. 이때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국내주식(대주주 보유분, 장외거래분, 비상장주식)의 양도소득과 해외주식 양도소득을 합산한 뒤에 적용됩니다. 소액주주가 증권시장에서 사고판 국내주식은 애초에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 아니라 이 통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삼성전자에서 본 손실로 미국주식 이익을 상계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한 가지 더 알아둘 것이 있습니다. 국외자산 양도소득세는 양도일까지 계속 5년 이상 국내에 주소나 거소를 둔 거주자에게만 납세의무가 있습니다. 최근 귀국해 국내 거주 기간이 5년이 안 된다면 신고 대상이 아닐 수 있습니다.
3. ETF는 어디에 상장됐는지가 갈림길
미국 지수를 따라가는 ETF를 함께 들고 있다면, 어느 시장에 상장된 상품인지에 따라 세금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ETF는 개별 주식과 똑같습니다. 매매차익에 양도소득세 22%가 붙고 250만원 공제도 그대로 받습니다. 반면 국내 시장에 상장된 해외주식형 ETF는 매매차익이 배당소득으로 분류돼 15.4%가 원천징수되고, 250만원 공제를 받지 못하는 대신 금융소득 2,000만원 기준선에 합산됩니다.
같은 지수를 추종해도 세금 구조가 다르므로,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연간 실현 이익 규모에 따라 갈립니다. 이익이 작으면 250만원 공제를 쓸 수 있는 미국 상장이, 금융소득이 이미 많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4. 언제, 어떻게 신고하나
신고 시기는 주식을 판 해의 다음 해 5월 1일부터 31일까지입니다. 예를 들어 2026년에 매도해서 이익을 봤다면, 2027년 5월에 신고하고 납부합니다.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과 같습니다.
참고로 22% 중 지방소득세 2%p는 지방세라 기한이 다릅니다. 소득세 신고기한에 2개월을 더한 7월 31일까지 위택스 등에 따로 신고·납부합니다. 홈택스에서 신고할 때 연계해 함께 처리하면 두 번 손댈 일이 없습니다.
신고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국세청 홈택스에서 직접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증권사의 신고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무료 또는 소액으로 대행해주는데, 보통 신고 기간 몇 달 전에 신청을 받습니다. 여러 증권사를 쓴다면 대행을 신청하기 전에 타사 거래분까지 합산해주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지원되지 않으면 직접 신고하거나 세무 대리인을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손실만 봤어도 신고해야 합니다. 이건 관행이 아니라 법에 정해진 의무로, 과세표준이 없거나 결손금이 있는 경우에도 확정신고 규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5. 놓치기 쉬운 함정: 환율
미국주식 세금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환율입니다. 세금은 달러 기준이 아니라 원화로 환산해서 계산합니다.
살 때는 매수 대금이 나간 날의 기준환율로, 팔 때는 매도 대금이 들어온 날의 기준환율로 원화 금액을 계산합니다. 그래서 달러로는 손실인데 원화로는 이익인 경우가 생깁니다. 주가는 떨어졌지만 그 사이 환율이 크게 올랐다면, 원화 기준으로는 차익이 발생해 세금을 낼 수도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주식을 팔아 이익을 확정하는 순간, 환율 변동분까지 함께 양도차익에 반영된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달러를 그냥 들고만 있어서 생긴 평가상의 환차익에 세금이 붙는 것은 아닙니다. 증권사 앱에 표시되는 달러 기준 수익률과 실제 과세 대상 금액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두세요.
6. 절세 포인트 네 가지
합법적으로 세금을 줄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어느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는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첫째, 손익통산입니다. 같은 해에 이익 난 종목과 손실 난 종목을 함께 팔면 두 금액이 상계됩니다. 위 그림처럼 A종목에서 1,000만원을 벌고 B종목에서 400만원 손실이 났다면, A만 팔았을 때는 세금이 165만원이지만 B도 같은 해에 팔면 77만원으로 줄어듭니다. 88만원을 아끼는 셈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해외주식 손실은 다음 해로 넘겨서 쓸 수 없다는 점입니다. 같은 과세연도 안에서만 상계되므로, 손실 종목을 정리할 계획이라면 연말이 지나기 전에 결정해야 합니다.
둘째, 250만원을 나눠 쓰는 것입니다. 기본공제는 매년 새로 생기지만 쓰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큰 수익을 한 해에 몰아서 실현하기보다, 가능하다면 12월 중순 이전과 이듬해 1월로 나눠 실현하면 공제를 두 번 받을 수 있습니다. 12월 하순을 피하는 이유는 바로 아래 셋째 항목 때문입니다.
셋째, 연말 매도는 결제일을 확인하세요. 세법상 양도 시기는 주문일이 아니라 대금이 결제되는 날 기준입니다. 12월 마지막 며칠에 판 주식은 결제가 해를 넘겨 다음 해 소득으로 잡힐 수 있습니다. 올해 안에 손익을 확정하려 했다면 계획이 어긋날 수 있으니, 연말 절세 매도는 며칠 여유를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넷째, 2026년에만 쓸 수 있는 RIA 계좌입니다. 올해 3월부터 국내시장복귀계좌(RIA)가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2025년 12월 23일 이전부터 보유하던 해외주식을 RIA 계좌에서 팔고, 그 돈을 원화로 바꿔 국내 상장주식이나 국내주식형 펀드에 넣어두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을 공제받습니다.
조건은 이렇습니다. 한도는 매도금액 기준 전 증권사 합산 5,000만원이고, 공제율은 매도 결제일을 기준으로 5월 31일까지 100%, 7월 31일까지 80%, 12월 31일까지 50%로 단계적으로 낮아집니다. 지금 매도한다면 절반을 공제받습니다.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납입한 돈은 1년간 묶입니다. 1년이 지나기 전에 인출하면 감면받은 세액에 이자상당액까지 얹어 토해내야 합니다. 또 RIA가 아닌 다른 계좌에서 해외주식을 순매수하면 그만큼 공제액이 깎입니다. 해외주식을 계속 사 모을 계획이라면 실익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다만 5,000만원 한도를 채울 수 있는 상황이라면 손익통산보다 절세 효과가 큰 경우가 많습니다. 세부 요건은 증권사마다 안내가 다를 수 있으니 거래하는 증권사의 공지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7. 배당소득세: 대부분 신경 쓸 게 없다
배당은 훨씬 간단합니다. 미국주식 배당금은 현지에서 15%를 떼고 계좌에 들어옵니다. 한국과 미국이 맺은 조세조약에 따른 세율입니다.
여기서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국내 배당소득 원천징수세율은 14%인데 미국에서 이미 15%를 뗐으므로, 국내 증권사 계좌로 배당을 받았다면 국내에서 추가로 뗄 세금이 없습니다.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 이하라면 이것으로 납세가 끝나 별도 신고도 필요 없습니다. 참고로 중국주식은 현지 세율이 10%라 국내에서 4.4%를 더 내야 하는데, 미국은 그럴 일이 없습니다.
다만 해외 증권사 계좌로 배당을 직접 받는 경우는 다릅니다. 이때는 국내에서 원천징수하는 절차 자체가 없습니다. 세법상 “2,000만원 이하이면서 국내에서 원천징수된 소득”이라야 분리과세로 끝나는데,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배당금이 몇 만원이라도 다음 해 5월에 종합소득세로 직접 신고해야 합니다. 미국에서 낸 15%는 외국납부세액공제로 정산합니다.
또 하나 기준선이 있습니다. 이자와 배당을 합한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초과분이 다른 소득과 합쳐져 종합과세됩니다. 이 경우 세율이 최고 49.5%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배당주 비중이 크고 자산 규모가 상당하다면 이 선을 넘는지 미리 계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8. 자주 하는 오해 정리
“안 팔면 세금 없다”는 맞습니다. 평가이익에는 과세하지 않습니다.
“증권사가 알아서 떼가겠지”는 틀립니다. 배당은 자동이지만 양도소득세는 본인 신고 의무입니다. 신고하지 않으면 무신고 가산세가 붙습니다.
“250만원은 종목마다 적용된다”도 틀립니다. 1년에 한 번, 전체 합산 후 한 차례만 적용됩니다.
“달러로 손해면 세금 없다” 역시 위험한 오해입니다. 앞서 봤듯 원화 환산 기준이라 환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배당은 신경 쓸 필요 없다”는 계좌에 따라 다릅니다. 국내 증권사라면 대체로 맞지만, 해외 증권사 계좌라면 금액과 무관하게 신고 대상입니다.
9. 정리하면
미국주식 세금은 결국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팔아서 남긴 이익에 22%가 붙되 연 250만원까지는 공제되고, 다음 해 5월에 직접 신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배당은 국내 증권사를 통했다면 대부분 신경 쓸 일이 없습니다.
세금을 줄이고 싶다면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연말이 오기 전에 손익을 점검하는 것입니다. 이익만 실현하고 손실 종목을 그대로 두면 낼 필요 없는 세금을 내게 되고, 해외주식 손실은 다음 해로 넘어가지도 않습니다. 12월이 되기 전에 올해 실현손익을 한 번 계산해보는 습관만으로도 수십만 원이 달라집니다.
여기에 올해는 RIA라는 변수가 하나 더 있습니다. 오래 들고 있던 해외주식을 정리할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공제율이 50%로 남아 있는 연내에 판단해보실 만합니다. 내년에는 없는 선택지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세무 상담이나 개별 신고에 대한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본문의 세율·공제액·신고 기한은 2026년 8월 기준 현행 세법에 따른 것으로, 세법은 개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RIA는 2026년 한시 제도이며 세부 요건이 변경될 수 있으니 이용 전 증권사와 국세청 안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계산 예시는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화한 가정이며 실제 세액은 보유 종목, 계좌 수, 계좌 소재지, 환율, 다른 소득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구체적인 신고와 절세 판단은 국세청 자료를 확인하거나 세무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