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식과 국내주식을 함께 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합니다. “국내주식은 세금이 없어서 편하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립니다. 국내주식에는 양도소득세가 사실상 없는 대신, 팔 때마다 떼어가는 세금이 따로 있습니다. 그리고 2026년부터 그 세금이 올랐습니다. 여기에 고배당 기업 배당금에 적용되는 새 제도까지 생겼습니다.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실제로 누구에게 영향을 주는지 정리했습니다.
1. 국내주식 세금은 세 가지다
국내주식에 붙는 세금은 세 종류입니다. 각각 붙는 시점과 이유가 다릅니다.
양도소득세는 주식을 팔아서 남긴 이익에 붙습니다. 다만 국내 상장주식은 대주주에게만 부과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와는 무관합니다. 증권거래세는 주식을 팔 때 거래대금에 붙습니다. 이익이 났든 손실이 났든 상관없이 매도하면 무조건 나갑니다. 배당소득세는 배당금을 받을 때 미리 떼고 들어옵니다.
이 구조를 미국주식과 나란히 놓고 보면 방향이 정반대라는 게 드러납니다. 미국주식은 남긴 이익에 22%가 붙지만 거래세는 없습니다. 반대로 국내주식은 이익에 붙는 세금이 사실상 없는 대신 파는 행위 자체에 세금이 붙습니다. 그래서 두 시장은 세금을 줄이는 방법도 완전히 다릅니다. 미국주식은 손익을 어떻게 실현하느냐가 핵심이고, 국내주식은 얼마나 자주 사고파느냐가 핵심입니다.
2. 양도소득세: 대부분은 낼 일이 없다
국내 상장주식의 양도소득세는 대주주에게만 부과됩니다. 여기서 대주주는 회사 경영진을 뜻하는 말이 아니라 세법상의 기준입니다.
둘 중 하나에만 해당해도 대주주가 됩니다. 첫째는 한 종목을 50억원 이상 보유한 경우, 둘째는 지분율이 코스피 1%, 코스닥 2%, 코넥스 4% 이상인 경우입니다. 판정 기준일은 직전 사업연도 종료일입니다. 12월 결산법인이 대부분이니 사실상 전년 말 보유 상황이 그해 매도분에 적용되는 셈입니다.
여기에 알아두면 좋은 비대칭이 하나 있습니다. 지분율 기준은 연중에 추가로 사들여 기준을 넘기면 그 취득일부터 대주주가 되지만, 50억원 기준은 연중에 아무리 많이 사도 그해에는 대주주가 되지 않습니다. 가족 보유분 합산 여부에도 세부 규정이 따로 있어, 경계선에 걸린다면 국세청 자료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50억원이라는 기준은 원래 10억원이었다가 2024년 상향된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50억원은 전체 자산이 아니라 한 종목에 담긴 금액이라, 이 기준에 닿는 개인 투자자는 많지 않습니다.
만약 대주주에 해당한다면 세율은 이렇습니다.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과세표준 중 3억원까지는 22%, 3억원을 넘는 부분에는 27.5%가 적용됩니다(지방소득세 포함). 3억원을 넘었다고 전액에 27.5%가 붙는 것이 아니라, 초과한 부분에만 높은 세율이 붙는 누진 구조입니다. 중소기업이 아닌 법인의 주식을 1년 미만 보유하고 팔았다면 33%가 적용됩니다.
신고 시기도 해외주식과 다릅니다. 해외주식은 다음 해 5월에 한 번 신고하지만, 국내주식 양도소득세는 반기별로 신고합니다. 상반기(1~6월)에 판 것은 8월 말까지, 하반기(7~12월)에 판 것은 다음 해 2월 말까지입니다.
3. 증권거래세: 2026년부터 올랐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실제로 내는 세금은 이쪽입니다. 그리고 2026년 1월 1일부터 세율이 인상됐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0.15%에서 0.20%로 0.05%포인트 올랐습니다. 세율의 구성은 시장마다 다릅니다. 코스피는 증권거래세 0.05%에 농어촌특별세 0.15%가 더해져 0.20%가 되고, 코스닥은 농특세 없이 증권거래세만 0.20%입니다.
코스피 쪽 변화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렇습니다. 2025년까지 코스피는 증권거래세가 0%로 내려가 있어서 농특세 0.15%만 부담했는데, 2026년부터 여기에 거래세 0.05%가 되살아났습니다. 구성은 달라도 투자자가 실제 부담하는 금액은 두 시장이 같습니다. 코넥스만 0.1%로 유지됩니다.
이 세금의 성격에서 중요한 점은 이익과 무관하다는 것입니다. 1,000만원어치를 사서 900만원에 손절해도, 매도 대금 900만원의 0.20%인 1만 8,000원은 나갑니다. 손해를 봤는데도 세금을 내는 구조입니다.
4. 그래서 자주 사고팔수록 불리하다
세율만 보면 0.20%는 작아 보입니다. 문제는 이게 매도할 때마다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1,000만원을 굴린다고 해보겠습니다. 매번 전액을 판다고 단순하게 가정하면, 1년에 한 번만 팔 때 거래세는 2만원입니다. 매달 한 번씩 갈아타면 24만원, 매주 갈아타면 104만원이 됩니다. 원금의 10%가 넘는 금액이 세금으로만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수익률이 아무리 좋아도 이 비용은 먼저 차감됩니다.
여기에 증권사 매매수수료까지 더해지면 부담은 더 커집니다. 국내주식에서 장기 보유가 세금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말은 감성적인 조언이 아니라 계산의 결과입니다. 미국주식은 이익을 실현하는 순간 세금이 생기지만, 국내주식은 이익 여부와 무관하게 거래하는 순간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5. 배당소득세: 15.4%와 2,000만원이라는 선
배당금에는 15.4%가 붙습니다. 소득세 14%에 지방소득세 1.4%를 더한 값이고, 지급 시점에 원천징수된 뒤 계좌로 들어옵니다. 뒤에 나올 기준선만 넘지 않는다면 이걸로 납세가 끝나 따로 신고할 일이 없습니다.
다만 기준선이 하나 있습니다. 이자와 배당을 합한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됩니다. 이 경우 초과분은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과 합산되어 누진세율이 적용되고, 세율이 최고 49.5%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배당수익률 4%인 종목이라면 5억원어치를 보유해야 배당이 2,000만원에 닿습니다.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에게는 먼 이야기지만, 배당주 비중이 큰 포트폴리오라면 연말에 한 번 계산해볼 만합니다.
6. ETF는 규칙이 다르다
여기까지는 개별 종목 이야기입니다. 같은 계좌에서 같은 방식으로 사고팔아도 ETF에는 다른 규칙이 적용됩니다.
가장 큰 차이는 증권거래세가 없다는 점입니다. ETF는 세법상 주식이 아니라 신탁형 펀드로 분류되기 때문에 매도할 때 0.20%를 떼지 않습니다. 앞에서 본 매매 횟수에 따른 거래세 부담이 ETF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대신 매매차익 과세가 종류에 따라 갈립니다. 코스피200을 그대로 따라가는 국내주식형 ETF는 매매차익이 비과세이고 분배금에만 15.4%가 붙습니다. 반면 국내에 상장돼 있어도 미국 지수 등을 추종하는 해외주식형 ETF는 매매차익에도 15.4%의 배당소득세가 붙습니다. 정확히는 매매차익과 과세표준기준가 증가분 중 적은 금액에 과세합니다.
같은 국내주식형이라도 레버리지와 인버스는 비과세가 아닙니다. 세법이 비과세로 인정하는 것은 주가 지수를 배수나 역방향 없이 그대로 추적하는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 이익은 양도소득이 아니라 배당소득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금액이 커지면 앞서 본 연 2,000만원 금융소득 기준선에 함께 잡힙니다. 국내 상장 해외 ETF로 큰 차익을 실현한 해에는 예상하지 못한 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7. 2026년 신설: 고배당 기업 배당소득 분리과세
2025년 12월 2일, 배당소득 분리과세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2026년 1월 1일 이후 지급되는 배당부터 적용되는 한시 제도입니다. 종료 기준은 지급일이 아니라 사업연도라, 법에서 정한 마지막 대상은 2028년 12월 31일이 속하는 사업연도의 배당입니다. 그 배당이 2029년에 지급되므로 실제로는 2029년 지급분까지 혜택을 받습니다. “3년 한시”라고 소개하는 자료가 많은데, 지급 기준으로 세면 2026년부터 2029년까지 네 번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요건을 충족한 고배당 기업의 배당금은 종합소득에 합산하지 않고 따로 낮은 세율로 과세받을 수 있습니다. 세율은 과세표준에 따라 14%, 20%, 25%, 30%로 나뉩니다(지방소득세 제외, 포함하면 15.4~33%). 이 역시 구간을 넘는 부분에만 높은 세율이 붙는 누진 구조입니다.
여기서 2,000만원이라는 숫자가 두 번 등장한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앞서 나온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선 2,000만원은 이자와 배당을 합한 전체 금융소득을 재는 선이고, 위 표의 2,000만원은 분리과세를 적용받는 배당소득의 세율 구간입니다. 금액이 같을 뿐 서로 다른 기준입니다.
대상이 되는 고배당 기업은 배당성향 40% 이상인 기업, 또는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전년보다 배당을 10% 이상 늘린 기업입니다. 배당성향은 순이익 중 배당으로 나눠준 비율을 말합니다. 이 요건상 배당을 꾸준히 늘려온 금융지주사가 대표적인 수혜 대상으로 꼽힙니다.
다만 요건은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코넥스 상장기업은 빠지고, 직전 사업연도 배당이 2024 사업연도보다 줄지 않았을 것이라는 조건도 붙습니다. 비교 기준이 최근 연도가 아니라 2024년으로 고정돼 있다는 점이 특이한데, 그래서 최근 몇 년간 배당을 계속 줄여온 회사도 2024년 수준만 지키면 요건을 통과합니다.
결국 특정 종목이 대상인지는 개별로 확인해야 합니다. 고배당 기업은 공시 의무가 있으므로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 제도가 모든 배당 투자자의 세금을 깎아주는 것은 아닙니다. 금융소득이 2,000만원에 한참 못 미친다면 체감할 변화가 거의 없습니다. 기존에도 15.4% 원천징수로 납세가 끝났고, 분리과세 최저 구간 세율도 14%(지방세 포함 15.4%)로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혜택을 보는 쪽은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어 종합과세를 받던 투자자입니다. 다른 소득이 많아 높은 누진세율을 적용받던 경우일수록 차이가 크고, 세율 상한이 49.5%에서 33%로 내려갑니다.
2,000만원 선에 걸쳐 있다면 이 제도를 눈여겨볼 만합니다. 분리과세를 신청한 배당은 2,000만원을 넘었는지 따질 때 아예 빠지기 때문입니다. 이자 1,500만원에 고배당 배당 1,000만원을 받아 합계 2,500만원인 사람이 분리과세를 신청하면, 판정 대상이 이자 1,500만원만 남아 종합과세를 피하게 됩니다.
몇 가지 제외 대상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주식을 포함한 해외주식 배당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국내 상장기업 배당에만 해당하며, 해외주식 배당은 종전 방식 그대로입니다. 현지에서 원천징수된 뒤, 국내 증권사 계좌로 받았다면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는 경우에만 종합과세됩니다. 다만 해외 증권사 계좌로 직접 받으면 국내 원천징수가 없어, 금액이 적어도 다음 해 5월에 신고해야 합니다.
ETF 분배금과 상장 리츠도 제외입니다. ETF는 기업이 아니라 펀드라서이고, 리츠는 이익 대부분을 배당하면 법인 단계에서 세금을 덜 내는 구조여서 이중과세를 덜어주는 이 제도의 취지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자동 적용이 아니라 선택 제도입니다.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 분리과세 신청서를 내야 하고, 종합과세와 분리과세 중 유리한 쪽을 고를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세율만 비교해서는 알 수 없습니다. 종합과세를 택하면 배당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어서, 소득 구조에 따라 결과가 뒤집히기도 합니다.
8. 금투세는 결국 어떻게 됐나
몇 해에 걸쳐 논쟁이 이어졌던 금융투자소득세는 결국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2023년 시행 예정이었다가 2025년으로 한 차례 미뤄졌고, 2024년 12월 폐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도입 자체가 무산됐습니다.
이 제도가 시행됐다면 국내주식 양도차익이 연 5,000만원을 넘는 개인에게 세금이 부과될 예정이었습니다. 대주주가 아니어도 과세 대상이 되는 구조라 시장의 반발이 컸습니다. 검색해보면 금투세가 곧 시행된다고 안내하는 글이 아직 남아 있는데, 현재 기준으로는 사실이 아닙니다.
다만 금투세가 사라진 대신 증권거래세 인상이 이뤄졌다는 점은 짚어둘 만합니다. 자본이득에 과세하지 않는 대신 거래에 과세하는 현재의 틀이 당분간 유지된다는 뜻입니다.
9. 정리하면
개별 종목에 투자한다면 국내주식 세금은 세율표를 외우는 문제라기보다 매매 습관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대주주가 아니라면 아무리 큰 수익을 내도 양도소득세는 0원이지만, 그 수익을 만드는 과정에서 몇 번을 사고팔았는지에 따라 거래세는 몇 배로 벌어집니다. 앞의 계산처럼 같은 1,000만원이라도 연 2만원과 연 104만원의 차이가 납니다.
2026년의 변화 두 가지를 다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증권거래세는 0.20%로 올라 회전율이 높은 투자자에게 불리해졌고,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는 배당 투자자에게 유리해졌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분리과세는 대부분의 투자자에게 체감되지 않고, 거래세 인상은 자주 매매하는 사람일수록 크게 체감됩니다. 올해 실제로 달라진 것을 느낄 사람은 거래가 잦은 쪽입니다.
본인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는 계좌를 열어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올해 매도 횟수가 몇 번이었는지, 받은 배당이 얼마인지 두 숫자만 확인해보시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세무 상담이나 개별 신고에 대한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본문의 세율과 기준금액은 2026년 8월 기준 현행 세법에 따른 것이며 세법은 개정될 수 있습니다. 계산 예시는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화한 가정이고, 실제 세액은 보유 종목, 보유 기간, 다른 소득, 계좌 종류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구체적인 신고와 절세 판단은 국세청 자료를 확인하거나 세무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