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티가 시작될 때 특허는 끝나간다, 알테오젠(196170) 분석

알테오젠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항암제 키트루다의 피하주사 제형에 핵심 기술을 대고 있습니다. 그 대가로 순매출의 2%를 로열티로 받습니다. 알테오젠이 밝힌 숫자가 아니라 파트너인 미국 머크의 공시에서 나온 값입니다.

다만 이 로열티에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판매 마일스톤 10억 달러를 전부 받은 뒤에야 시작됩니다. 그리고 키트루다의 미국 물질특허는 2028년 12월에 만료됩니다.

이 두 시계가 어떻게 맞물리느냐가 이 종목의 핵심 변수입니다. 상반기 실적이 좋았다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3분 요약

  • 키트루다 로열티 2%는 판매 마일스톤 10억 달러를 전액 수령한 뒤부터 적용됩니다. 첫 판매부터 붙는 요율이 아닙니다.
  • 알테오젠이 지금까지 머크에서 받은 누적 금액은 9,250만 달러이고, 판매 마일스톤 수령 내역은 아직 없습니다.
  • 키트루다 미국 물질특허는 2028년 12월 만료이며 유럽 독점은 2031년에 끝납니다. 로열티 개시 시점과 정면으로 부딪힙니다.
  • 상반기 매출 1,405억 원 중 주석에서 로열티로 명시된 금액은 32억 원이고 그마저 키트루다가 아닌 중국 판매분입니다.
  • 기술이전 수익 725억 원 가운데 594억 원은 신규 계약 선급금입니다. 계약을 따내 버는 단계입니다.
  • 순이익 1,013억 원 중 약 415억 원이 현금이 오가지 않는 평가이익입니다.
  • 8월 26일 종가 31만 1,500원, 시가총액 21조 6,900억 원, 주가수익비율 113배입니다.

1. 무엇을 파는 회사인가

알테오젠은 남의 약을 바꾸는 기술을 빌려줍니다.

항암제 같은 바이오의약품은 대개 정맥주사로 투여합니다. 환자가 병원에서 몇 시간씩 링거를 맞아야 합니다. 이걸 피하주사로 바꾸면 몇 분 만에 끝납니다. 문제는 피부 밑 조직이 촘촘해서 많은 양의 약물이 잘 퍼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알테오젠의 ALT-B4는 이 조직을 일시적으로 느슨하게 만드는 효소입니다. 성분명은 베라히알루로니다제 알파이고 하이브로자임 플랫폼에서 나왔습니다. 약물과 함께 주사하면 피부 밑 그물망을 잠깐 풀어 약이 빠르게 흡수되도록 합니다.

수익은 세 갈래입니다. 계약할 때 받는 선급금, 개발과 허가 단계를 통과할 때마다 받는 마일스톤, 제품이 팔리면 매출에 연동해 받는 로열티입니다. 셋은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앞의 둘은 계약이나 허가 같은 사건이 있어야 들어오고, 로열티만 새로 할 일 없이 파트너의 판매에 따라 매년 들어옵니다.

가장 중요한 파트너는 미국 머크입니다.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형에 ALT-B4가 들어가고 제품명은 키트루다 큐렉스, 2025년 9월 미국 승인을 받았습니다. 생산은 종속기업인 알테오젠바이오로직스가 맡습니다. 머크와의 계약에서는 라이선스 대가와 별개로 위탁생산·기술용역 명목의 수익도 발생해 지금까지 누적 6,000만 달러가량이 들어왔습니다.

2. 상반기 수익의 성격

반기보고서 주석에 기술이전 수익을 계약별로 나눈 표가 있습니다. 성격이 밝혀진 725억 원을 유형별로 다시 묶으면 이렇습니다.

알테오젠 2026년 상반기 기술이전 수익 중 신규 계약 선급금 594억 원, 개발·허가 마일스톤 97억 원, 판매 로열티 32억 원의 구성을 보여주는 막대 그래프

가장 큰 덩어리인 594억 원은 선급금입니다. 1월 GSK 자회사 테사로, 3월 바이오젠과 계약하며 각각 2,000만 달러씩 받은 돈입니다. 나머지 97억 원가량이 사노피와 메드이뮨에서 인식한 개발·허가 마일스톤입니다. 로열티로 명시된 것은 31억 9,000만 원 하나뿐인데, 이마저 키트루다가 아니라 중국 치루제약에 넘긴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판매분입니다.

즉 상반기에 키트루다에서 발생한 판매 로열티는 없습니다. 이번 반기에 머크와의 계약에서 인식한 수익은 위탁생산·기술용역 명목의 8만 5,697달러가 전부이고, 마일스톤도 로열티도 0입니다.

덧붙일 것이 있습니다. 매출 1,405억 원 중 주석에서 성격이 밝혀진 금액은 725억 원뿐이고, 나머지 471억 원가량은 어떤 유형인지 공시되지 않았습니다. 계약 상대방 요청으로 공시를 유보한 건들로 보이지만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매출의 3분의 1이 성격 불명이라는 뜻입니다.

회사가 매출을 인식 방식으로 나눈 자료를 보면 방향은 분명합니다. 상반기 매출의 94.4%가 “한 시점에 이전하는” 수익입니다. 시간에 걸쳐 쌓이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점에 한 번 잡히는 돈입니다.

3. 12조 원이라는 숫자

알테오젠 누적 기술수출 계약 규모 12조 원과 2026년 상반기 실제 매출 1,405억 원을 비교해 85배 차이를 보여주는 막대 그래프

알테오젠의 누적 기술수출 규모가 12조 원을 넘었다는 표현을 자주 봅니다. 이 숫자의 정체를 반기보고서가 직접 밝혀두고 있습니다. 총 계약금액에는 로열티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각주입니다.

즉 12조 원은 선급금과 모든 개발·허가·판매 마일스톤을 더한 최대치이고, 정작 이 회사의 장기 수익원인 로열티는 여기 들어 있지도 않습니다. 계약이 끝까지 성공했을 때의 상한선이라는 뜻입니다.

숫자 자체도 고정값이 아닙니다. 산도스와 치루제약 건은 양사 합의로 비공개라 합계에서 빠져 있고, 각 계약 체결 시점 환율로 환산하면 11조 원대가 됩니다. 최근 환율로 일괄 환산해야 12조 원이 넘습니다.

8월 4일 발표한 계약이 전형적입니다. 최대 3억 6,500만 달러, 약 5,219억 원. 계약 상대방은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고 판매 로열티는 이 금액과 별도입니다. 상대가 개발을 중단하면 뒷부분은 오지 않습니다.

4. 두 개의 시계

이제 핵심입니다. 머크가 2025년 11월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알테오젠은 최대 5,100만 달러의 허가 마일스톤과 연간·누적 판매액에 연동된 최대 10억 달러의 판매 마일스톤을 받을 수 있으며, 모든 판매 마일스톤을 달성한 뒤에 순매출의 2%가 로열티로 지급된다는 내용입니다. 알테오젠 반기보고서도 최종 누적 순매출 마일스톤을 수취한 이후에 판매 로열티를 받는다고 같은 구조를 적고 있습니다.

여기서 판매 마일스톤이라는 말을 정확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10억 달러는 임상 성공이나 허가 같은 사건에 붙은 돈이 아니라 연간 판매액과 누적 판매액에 연동된 돈입니다. 성격으로 보면 로열티와 다르지 않고, 매 분기 조금씩 받는 대신 판매액이 문턱을 넘을 때마다 목돈으로 받는 형태일 뿐입니다. 2장에서 본 선급금이나 개발 마일스톤과는 종류가 다릅니다.

그래서 이 계약은 로열티를 포기한 구조가 아니라 앞구간을 높은 실효 요율로, 뒷구간을 2%로 나눈 이층 구조에 가깝습니다. 문턱이 어디에 걸려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만약 누적 판매 250억 달러 안팎에서 10억 달러가 소진된다면 초기 구간의 실효 요율은 4%대가 됩니다. 시장이 기대하던 숫자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머크에서 받은 돈은 계약금과 선급금 3,600만 달러, 임상 1상 개시 350만 달러, 임상 3상 개시 1,300만 달러, 미국 허가 2,500만 달러, 유럽 허가 1,500만 달러를 합쳐 9,250만 달러입니다. 판매 마일스톤은 아직 한 건도 없습니다. 10억 달러까지 갈 길이 멉니다.

판매는 실제로 늘고 있습니다. 키트루다 큐렉스 매출은 2026년 1분기 1억 2,800만 달러에서 2분기 4억 6,300만 달러로 뛰었습니다. 다만 2분기 미국 기준으로 정맥주사 키트루다와 합친 매출에서 큐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입니다. 전환은 시작됐지만 초입입니다.

여기서 다른 시계가 등장합니다. 머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키트루다의 미국 물질특허는 2028년 12월에 만료되고 그때부터 바이오시밀러가 들어옵니다. 유럽 독점은 2031년에 끝납니다. 반면 ALT-B4를 적용한 큐렉스 자체의 미국 특허는 2043년까지 보호됩니다.

두 날짜를 겹쳐놓으면 이렇게 됩니다. 큐렉스 자체는 2043년까지 특허로 보호되므로 복제약이 바로 따라붙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값싼 정맥주사 바이오시밀러가 2029년 무렵부터 시장에 들어온다는 점입니다. 보험사와 병원이 비용을 이유로 그쪽을 택하면 큐렉스의 성장 속도가 꺾이고 판매 마일스톤 진도도 함께 느려질 수 있습니다. 로열티 구간에 닿기 전에 원 제품의 전성기가 지나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정반대로 읽을 수도 있습니다. 머크가 애초에 피하주사 제형을 만든 이유가 바로 이 특허 절벽이기 때문입니다. 복제약이 들어오기 전에 환자를 피하주사로 옮겨두면 그 환자들은 2043년까지 특허가 살아 있는 큐렉스에 남습니다. 프랜차이즈를 절벽 너머로 옮기는 작업이고 알테오젠 기술이 그 다리입니다. 이 시각에서 2028년은 위협이 아니라 이 기술의 값이 가장 비싸지는 시점입니다. 머크가 2020년 비독점이던 계약을 2024년에 독점으로 바꾸면서 마일스톤 10억 달러를 얹은 것도 그 시계가 다가왔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맞을지는 결국 보험사와 병원이 가격 차이를 얼마나 강하게 밀어붙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몇 시간짜리 링거와 몇 분짜리 주사 사이에서 환자와 의사가 어느 쪽을 택할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지금 단계에서 한쪽으로 단정할 근거는 양쪽 다 부족합니다.

머크는 판매 마일스톤 중 8억 9,000만 달러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허가 마일스톤과 합쳐 9억 3,000만 달러를 부채로 잡아뒀습니다. 지급 가능성 자체는 파트너사도 높게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 회계 처리가 언제 지급될지를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머크는 2026년 2분기 보고서에서 키트루다가 2027년 미국 정부 약가 협상 대상으로 지정될 것으로 예상하며, 준비 중인 규정에 따라 큐렉스도 2029년부터 같은 약가 통제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순매출에 연동되는 마일스톤과 로열티가 모두 여기 노출돼 있습니다.

5. 1월에 벌어진 일

2026년 1월 21일 알테오젠 주가는 22.35% 빠져 37만 3,500원에 마감했습니다. 무상증자 권리락 이전 가격이라 지금 차트에서는 다르게 표시됩니다.

발단은 머크가 2025년 11월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적힌 2%라는 숫자가 두 달 반 만에 국내에 알려진 것이었습니다. 시장은 4~5%를 전제로 목표주가를 산출해왔습니다. 전날 공시한 테사로 계약이 총액 2억 8,500만 달러로 “조 단위”를 기대하던 시장에 못 미친 것도 겹쳤고, 신한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73만 원에서 57만 원으로, 하나증권이 64만 원에서 58만 원으로 동시에 내렸습니다.

회사 대응은 이틀에 걸쳐 달라졌습니다. 1월 21일 첫 입장문에서는 계약 세부 조건이 비공개 사항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입장문에서는 2025년 11월 머크 보고서에 로열티가 기재된 것을 이미 확인했고 그때부터 작성 경위를 파악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두 입장문 모두 전자공시가 아니라 회사 홈페이지에 올라갔습니다.

이 사건이 남긴 것은 요율 숫자보다 정보 구조입니다. 이 회사의 가장 중요한 계약 조건을 투자자가 미국 파트너사 공시로 알게 됐고, 회사는 두 달 넘게 알고 있었으며, 그 사실조차 하루 만에 말이 바뀌면서 드러났습니다. 덧붙이면 머크는 이후 사업보고서에서 2%를 “낮은 한 자릿수”로 바꿔 적었고, 2026년 2분기 보고서에는 알테오젠 이름 자체가 나오지 않습니다.

6. 상반기 실적

알테오젠 2026년 상반기 매출 1,405억 원, 영업이익 735억 원, 순이익 1,013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7%, 21%, 108% 증가한 것을 보여주는 막대 그래프

연결 기준 매출 1,405억 원, 영업이익 735억 원, 순이익 1,013억 원입니다. 전년 상반기 1,023억, 606억, 487억 원에서 각각 37%, 21%, 108% 늘었습니다.

순이익 108% 증가는 뜯어봐야 합니다. 영업외수익 521억 원 가운데 파생상품평가이익이 255억 원, 외화환산이익이 160억 원입니다. 합쳐 415억 원이 현금이 오가지 않은 평가이익입니다. 파생상품평가이익은 상환전환우선주에 딸린 파생부채를 다시 계산한 것이라 주가가 내려야 이익이 나는 항목입니다. 1월 급락이 순이익을 밀어올린 셈이고, 주가가 회복되면 반대로 평가손실이 잡힙니다.

환율도 거들었습니다. 기말환율이 작년 말 1,434.90원에서 6월 말 1,541.50원으로 올랐고 매출 대부분이 외화입니다.

분기 흐름을 보면 1분기 매출 716억 원, 영업이익 393억 원에서 2분기 매출 689억 원, 영업이익 342억 원으로 각각 3.8%, 13.0% 줄었습니다. 계약 체결 시점에 따라 출렁이는 구조라 분기 비교에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지만, 반대로 계약이 없는 분기에 무엇이 남는지가 이 회사의 기초 체력입니다.

실적 전체가 ALT-B4에서만 나온 것도 아닙니다. 종속기업 알테오젠바이오로직스가 반기 매출 205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인 ALT-L9에서 기술용역 매출 115억 원이 새로 발생했습니다. 5월에 국내 품목허가를 받은 제품입니다.

7. 무상증자 신주와 희석 요인

무상증자로 발행된 신주 1,606만 8,790주가 8월 26일 상장됐습니다. 1주당 0.3주를 배정한 30% 무상증자이고 권리락은 8월 5일에 지났습니다. 기업 가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고 가격에도 권리락으로 이미 반영됐습니다. 유통 물량이 30% 늘어나는 날이라 수급 부담이 거론됐지만 실제로는 1.96% 올라 마감했습니다. 다만 과거 주가와 애널리스트 목표주가를 볼 때는 조정이 필요합니다.

권리락 이후 나온 목표주가는 하나증권 58만 원, 신한투자증권 48만 원, 대신증권 41만 원, UBS 31만 원입니다. UBS는 8월 초 매도에서 중립으로 올렸습니다. 조정 기준 컨센서스는 45만 5,000원대입니다. 권리락 전에 나온 목표가를 현재 주가와 나란히 놓으면 상승 여력이 30%가량 부풀려집니다.

별도의 희석 요인이 있습니다. 2025년 2월 1,550억 원 규모로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가 있습니다. 일부는 이미 보통주로 바뀌었고 무상증자를 반영한 잔량은 약 52만 9,000주입니다. 2028년 2월 20일부터 보유자가 현금 상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자회사에도 전환우선주 690억 원과 전환사채가 있고, 투자약정에 동반매도청구권과 조기상환청구권이 붙어 있어 지배기업이 자회사 지분을 임의로 처분할 수 없습니다.

지분은 창업자 박순재 회장이 19.05%, 특수관계인 포함 20.4%이고 형인우 씨가 5.04%입니다. 대표이사는 전태연 사장입니다. 소액주주가 68.34%, 31만 5,088명입니다. 블랙록은 7월 말 기준 5.03%를 신규 보고했습니다. 유통 물량 대부분이 개인이라는 점은 이 종목이 뉴스에 크게 반응하는 이유를 일부 설명합니다.

8. 할로자임과의 분쟁

같은 원리로 사업하는 회사가 미국의 할로자임입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이 모델을 구축해 오랫동안 시장을 혼자 지켰고, 알테오젠은 2019년 무렵 진입했습니다.

두 진영은 법정에서 부딪히고 있습니다. 2025년 12월 독일 뮌헨 법원이 할로자임이 머크를 상대로 낸 가처분을 인용해 독일 내 키트루다 피하주사 판매가 금지됐습니다. 같은 달 할로자임은 알테오젠의 미국 특허에 무효심판을 청구했습니다.

그 뒤 흐름은 반대 방향이었습니다. 2026년 5월 미국 특허심판원이 할로자임의 무효심판 심리 개시를 기각했고, 같은 달 영국에서는 할로자임이 문제의 특허가 무효라는 데 스스로 동의했습니다. 5~6월에는 머크가 제기한 심판에서 할로자임 특허 여러 건이 무효 판정을 받았습니다.

정리하면 전선 전체로는 할로자임이 밀리고 있고 독일만 예외입니다. 그리고 그 예외가 아직 살아 있습니다. 독일 가처분 항소심 심리가 2026년 11월 19일로 잡혀 있습니다. 알테오젠 3분기 실적보다 주가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정입니다.

참고로 두 회사의 로열티율을 나란히 놓는 비교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할로자임의 로열티는 통상 첫 판매부터 발생하는 반면 알테오젠의 2%는 마일스톤 10억 달러를 소진한 뒤에 시작됩니다. 요율만 떼어내면 구조가 사라집니다.

9. 밸류에이션

알테오젠 8월 26일 종가 311,500원 기준 주가수익비율 113배, 주가매출비율 85.4배, 주가순자산비율 40.4배를 보여주는 가로 막대 그래프

8월 26일 종가 31만 1,500원, 발행주식 6,963만 주 기준 시가총액은 21조 6,900억 원입니다. 신주 상장 전에는 주가만 권리락으로 조정되고 주식수는 그대로여서 시세표상 시가총액이 16조 원대로 표시됐습니다. 8월 26일 상장으로 이 괴리가 해소됐습니다.

최근 12개월 실적으로 계산하면 주가수익비율 113배, 주가매출비율 85.4배, 주가순자산비율 40.4배입니다. 다만 앞에서 본 것처럼 순이익에 평가이익이 크게 섞여 있어 주가수익비율은 실제보다 낮게 나옵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보면 181배입니다. 올해 추정 실적을 쓰면 배수가 내려가는데, 어느 기관의 컨센서스를 쓰느냐에 따라 60배대에서 80배까지 벌어집니다.

어느 기준으로도 높습니다. 이 배수를 정당화하려면 키트루다 큐렉스가 특허 만료 전에 마일스톤 10억 달러를 채우거나, ALT-B4를 쓰는 다른 파트너들이 그 공백을 메워야 합니다. 후자 쪽에는 근거가 쌓이고 있습니다. 반기보고서 기준 ALT-B4 라이선스 상대는 9개 법인이고 올해만 세 건이 추가됐습니다.

확인해둘 항목이 하나 더 있습니다. 상반기 말 계약자산이 417억 원으로 작년 말 84억 원에서 크게 늘었습니다. 매출로 인식했지만 아직 청구하거나 받지 못한 금액입니다.

10. 정리

알테오젠은 한국 증시에서 보기 드문 회사입니다. 물건을 만들어 파는 대신 기술을 빌려주고 남이 파는 만큼 받습니다. 잘 작동하면 원가가 거의 없는 수익이 오래 들어옵니다.

다만 지금은 그 단계가 아닙니다. 상반기에 성격이 밝혀진 기술이전 수익 725억 원 중 594억 원이 신규 계약 선급금이었고, 로열티로 잡힌 32억 원은 키트루다와 무관한 중국 판매분이었습니다. 계약을 따내서 버는 회사와 로열티로 버는 회사는 다른 종류의 사업이고, 아직 앞쪽입니다.

넘어가는 길에는 조건이 하나 붙어 있습니다. 판매 마일스톤 10억 달러를 채워야 2% 로열티가 시작되는데, 그 진도를 결정하는 키트루다의 미국 물질특허가 2028년 말 만료됩니다. 로열티가 시작될 무렵 원 제품의 독점이 끝나는 구조입니다.

다만 이 사실은 양쪽으로 읽힙니다. 복제약이 피하주사 수요까지 잠식하면 마일스톤 진도가 느려지고, 반대로 머크가 절벽 전에 환자를 피하주사로 옮기는 데 성공하면 큐렉스는 2043년까지 특허 보호를 받으며 마일스톤이 오히려 빠르게 채워집니다. 머크가 피하주사 제형을 만든 이유 자체가 후자를 노린 것이고, 판매 마일스톤 중 8억 9,000만 달러를 지급 개연성 높음으로 잡아둔 것도 같은 판단입니다. 이 종목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두 시계의 충돌이고, 그 결과가 어느 쪽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1월의 급락은 시장이 이 구조를 뒤늦게 계산한 사건이었습니다. 요율이 낮아서가 아니라 요율이 시작되는 조건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조건을 투자자가 미국 파트너사 공시로 알게 됐다는 사실이 이 회사를 볼 때 감안해야 할 성격을 보여줍니다. 계약 상대와 요율 비공개는 업계 관행이지만, 그 공백을 회사 설명이 메워주지 못한 것은 별개 문제입니다.

가까운 확인 지점은 셋입니다. 머크 3분기 실적에 담길 키트루다 큐렉스 매출과 피하주사 전환율, 11월 12일 전후 발표될 알테오젠 3분기 실적, 그리고 11월 19일 독일 항소심입니다. 세 번째는 실적과 무관하지만 결과에 따라 파장이 가장 클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공개된 공시와 실적 자료를 정리한 것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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