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디포 주가가 1년 사이 25.3% 빠졌습니다. 419.94달러에서 313.70달러가 됐고, 시가총액은 3,130억 달러입니다.
같은 기간 주당순이익은 2.9% 줄었습니다. 매출은 오히려 2.5% 늘었습니다.
주가는 결국 이익에 배수를 곱한 값입니다. 이익이 채 3%도 줄지 않았는데 주가가 25% 빠졌다면 나머지 대부분은 시장이 곱해주는 배수가 깎인 몫입니다.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로 보면 28.53배에서 21.95배가 됐습니다. 이 글은 그 배수가 깎일 만했는지를 따집니다.
3분 요약
- 시가총액 25.1% 하락 중 이익 감소가 설명하는 것은 2.7%포인트뿐이고, 나머지 22.4%포인트는 주가수익비율 축소입니다.
- 2분기 실적 개선은 관세 환급 6억 8,500만 달러가 만든 것입니다. 빼고 계산하면 주당순이익은 전년 대비 6.8% 감소입니다.
- 회사가 “본업은 좋아졌다”고 말할 근거로 쓰이는 소매 부문 이익률 15.4%도 같은 환급이 들어간 숫자입니다. 빼면 13.8%로 1.3%포인트 하락입니다.
- 1년 11개월 동안 242억 달러어치 회사 셋을 샀습니다. 그 대가로 자사주 매입이 2024년 3월부터 멈춰 있고, 회사는 올해도 재개하지 않겠다고 명시했습니다.
- 주주에게 돌아간 돈이 두 해 만에 163억 달러에서 92억 달러로 줄었습니다. 배당 인상률도 10.0%에서 1.3%로 떨어졌습니다.
- “고금리 피해자”라는 설명은 절반만 맞습니다. 이자비용은 1.4% 늘었을 뿐이고, 금리가 1%포인트 올라도 연간 부담 증가는 5,400만 달러로 영업이익의 0.26%입니다.
- 9월 8일 종가 313.70달러, 주가수익비율 21.95배로 5년 평균 22.6배를 살짝 밑돕니다. 다만 관세 환급을 빼고 계산하면 22.78배로 평균 위입니다.
1. 무엇을 파는 회사인가
홈디포는 세계 최대 주택 개보수 소매업체입니다. 목재, 배관, 전기, 페인트, 바닥재, 가전, 공구를 파는 대형 매장 체인이고, 미국·캐나다·멕시코에 2,364개 점포를 운영합니다. 최근 12개월 연결 매출이 1,692억 달러입니다.
고객은 둘로 나뉩니다. 직접 고치는 일반 소비자와, 공사를 업으로 하는 프로입니다. 회사는 이 둘의 매출 비중을 공시하지 않습니다. 널리 인용되는 “프로 50%” 같은 숫자는 제출 서류에 근거가 없으므로 참고만 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여기에 최근 2년 사이 붙인 것이 있습니다. 건축자재 도매 유통입니다. 2024년 6월 SRS 디스트리뷰션(지붕·조경·수영장 자재)을 180억 3,000만 달러에, 2025년 9월 GMS(석고보드·천장재)를 51억 달러에, 2026년 5월 밍글도프스(냉난방 공조 자재)를 약 11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1년 11개월 동안 242억 달러입니다. 이제 소매 점포 2,364개 옆에 유통 지점 1,340곳 이상이 붙어 있습니다.
이 구조 변화가 지금 이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의 대부분을 설명합니다.
2. 빠진 값의 열에 아홉은 배수였다

최근 12개월 실적을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매출 1,691억 8,000만 달러로 2.5% 증가, 영업이익 210억 2,200만 달러로 2.7% 감소, 순이익 142억 2,700만 달러로 2.7% 감소. 희석 주당순이익은 14.29달러로 2.9%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25.1% 줄었습니다. 주가가 25.3% 빠지는 동안 주식 수가 0.2% 늘어난 결과입니다. 이익이 100에서 97.3으로 내려갈 때 시가총액은 100에서 74.9로 내려갔습니다. 이익 감소로 설명되는 몫이 2.7%포인트, 배수 축소로 설명되는 몫이 22.4%포인트입니다. 열에 아홉입니다.
주가가 빠졌으니 회사도 그만큼 나빠졌으리라 짐작하기 쉽지만, 숫자를 쪼개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시장은 이 회사가 버는 돈이 줄어서가 아니라 같은 돈에 예전만큼 값을 쳐주지 않기로 해서 주가를 내렸습니다.
다만 이 분해를 그대로 믿으면 안 되는 이유가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이것은 지나간 12개월 이익으로 나눈 계산입니다. 시장은 앞으로의 이익을 봅니다. 성장 기대치가 낮아진 몫도 전부 “배수” 항에 섞여 들어갑니다. 실제로 일회성 항목을 뺀 조정 기준 주당순이익은 지난 회계연도에 3.6% 줄었고(2024 회계연도가 53주였던 효과를 보정하면 약 1.7% 감소), 올해 시장 평균 전망치는 2.3% 증가에 그칩니다.
둘째, 이익의 질이 겉보기와 다릅니다. 다음 장이 그 이야기입니다.
3. 2분기 실적에서 빼야 할 것

2분기 실적 자체는 좋아 보였습니다. 매출 478억 6,100만 달러로 5.7% 증가, 영업이익 68억 3,900만 달러로 4.3% 증가, 희석 주당순이익 4.79달러로 4.6% 증가. 동일 점포 매출(1년 이상 운영한 매장의 매출 증감)은 1.7% 늘어 2022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그런데 개선분의 출처를 확인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미국 대법원이 2026년 2월 국제비상경제권한법(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해 무역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한 미국 법률)을 근거로 부과된 관세를 무효로 판단했고, 홈디포는 2분기에 7억 3,000만 달러를 환급받았습니다. 이 중 6억 8,500만 달러가 매출원가에서 직접 차감됐습니다. 회사 설명으로 매출총이익률을 약 1.45%포인트 끌어올린 금액입니다.
주당으로 환산하면 약 0.52달러입니다. 이를 빼면 2분기 주당순이익은 4.27달러로, 전년 4.58달러보다 6.8% 적습니다. 증가가 아니라 감소로 뒤집힙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환급이 어느 부문에 들어갔느냐입니다. 분기보고서는 환급이 “거의 전부 소매 부문 안에서” 발생했다고 적었습니다. 그래서 표면상 15.1%에서 15.4%로 오른 것처럼 보이는 소매 부문 영업이익률도, 환급을 빼면 13.8%로 1.3%포인트 하락합니다. “본업 이익률은 오히려 좋아졌다”는 설명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만 회사 쪽 반론도 있습니다. 최고재무책임자 리처드 맥페일은 환급 1.45%포인트 중 0.6%포인트가 계획에 없던 연료·에너지 원가 상승을 상쇄하는 데 쓰였으므로 순효과는 0.85%포인트였고, “환급이 없었어도 분기 기대치는 넘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환급만 빼고 상쇄된 원가는 그대로 두는 계산이 가장 공격적인 조정이라는 지적은 타당합니다. 다만 그 조정을 하더라도 소매 이익률은 오른 것이 아니라 소폭 내린 쪽에 가깝습니다.
환급이 일회성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회사는 하반기 추가 환급이 미미하며 4분기 매출총이익률은 전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안내했습니다. 실적이 예상을 웃돌았는데도 2월에 제시한 연간 목표를 5월과 8월 두 차례 그대로 재확인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리고 관세 부담 자체가 끝난 것도 아닙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대체 관세가 2월에 도입됐다가 7월에 만료됐고, 무역법 301조 조치로 다시 대체됐습니다. 상품 담당 임원은 실적 설명회에서 이를 “연초 계획에 없던 증분 압력”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분기보고서도 “추가 관세의 시행”을 위험 요소로 적어뒀습니다.
4. 이익률을 떨어뜨린 나머지
연간 영업이익률을 이어 붙이면 하강 곡선이 나옵니다. 2023 회계연도 14.2%, 2024년 13.5%, 2025년 12.7%. 회사가 제시한 올해 목표는 12.4~12.6%입니다. 3년 연속 내려왔고 올해도 더 내려갑니다.
2분기 연결 영업이익률 0.2%포인트 하락을 회사 설명대로 쪼개면 이렇습니다. 매출총이익률은 앞서 본 관세 순효과 덕에 0.85%포인트 올랐지만 저마진 유통 사업이 섞이면서 0.6%포인트가 깎여 순증 0.25%포인트에 그쳤고, 여기에 영업비용 비율이 0.45%포인트 악화돼 결과적으로 마이너스가 됐습니다. 회사가 든 사유는 “동일 점포 매출 성과 대비 높은 운영비”입니다. 매출이 안 느는데 비용은 느는 전형적인 구조입니다.
저마진 사업이 섞이는 문제는 숫자로 보면 뚜렷합니다. 홈디포는 실적을 소매(Primary)와 기타(Other) 둘로 나눠 공시하는데, 기타에 들어간 것이 SRS와 GMS 같은 유통 사업입니다. 연간 기준으로 2025 회계연도 소매 부문 영업이익률이 13.5%, 유통 부문은 2.5%였습니다. 다섯 배 차이입니다. 2분기에는 유통 부문 매출이 31억 2,000만 달러에서 50억 5,500만 달러로 62% 늘었습니다. 이익률 낮은 쪽의 덩치가 커지니 평균이 내려갑니다.
성장의 출처도 봐야 합니다. 2분기 매출 증가액 25억 8,400만 달러 중 GMS 한 건이 14억 달러로 54%를 차지합니다. 지난 회계연도 소매 부문 매출은 1,531억 800만 달러에서 1,519억 6,600만 달러로 줄었는데, 여기에는 단서가 붙습니다. 2024 회계연도는 53주였고 회사는 추가된 1주가 약 25억 달러를 보탰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52주로 맞추면 소매 매출은 줄지 않았습니다.
동일 점포 매출의 내용도 짚어야 합니다. 1.7% 증가는 거래 한 건당 평균 결제액인 객단가가 2.8% 오르고 거래 건수가 1.0% 줄어 만들어진 숫자입니다. 이 조합이 다섯 분기째, 거래 건수 감소만 보면 여섯 분기째입니다. 더 많이 파는 게 아니라 더 비싸게 파는 구조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1,000달러가 넘는 대형 거래의 건수는 오히려 2.4% 늘었다는 점입니다. 전체 방문은 줄었지만 큰 지출이 얼어붙은 것은 아닙니다.
5. 자사주를 멈춘 대가

홈디포는 오랫동안 자사주를 대량으로 사서 없애는 회사였습니다. 주식 수를 줄이면 같은 이익으로 주당순이익이 올라갑니다. 2021년 초 10억 7,700만 주였던 발행주식 수가 2024년 초 9억 9,200만 주까지 줄었습니다.
그 엔진이 꺼졌습니다. 분기보고서에 이유가 명시돼 있습니다. “2024년 3월 SRS 인수와 관련해 자사주 매입을 중단했으며, 미상환 부채를 줄이기 위해 2026 회계연도에 재개할 계획이 없다”는 문장입니다. 이사회가 승인한 150억 달러 한도 중 117억 달러가 그대로 남아 있는데 쓰지 않고 있습니다.
결과는 두 가지로 나타납니다.
첫째, 주식 수가 다시 늘고 있습니다. 발행주식 수가 9억 9,200만 주 바닥에서 현재 9억 9,769만 주입니다. 임직원 주식보상으로 발행되는 물량을 되사지 않으니 미세하게 희석되는 국면으로 바뀌었습니다. 주당순이익을 밀어 올려주던 힘이 이제 반대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둘째, 자본효율이 떨어졌습니다. 회사가 굴린 자본 대비 얼마를 벌었는지 보여주는 투하자본이익률이 27.2%에서 24.8%로 내려갔고, 회사는 분기보고서에서 원인을 “자사주 매입 중단에 따른 평균 자기자본 증가”라고 직접 적었습니다. 자기자본은 2020년 초 마이너스 31억 달러에서 지금 플러스 166억 달러가 됐습니다. 재무는 건전해졌지만, 이 회사의 높은 자본효율은 원래 자기자본을 극단적으로 줄여서 만든 것이었습니다. 지렛대를 내려놓은 만큼 수익률도 내려왔습니다.
주주환원 총액으로 보면 변화가 선명합니다. 2023 회계연도에 배당 84억 달러와 자사주 매입 80억 달러를 합쳐 163억 달러를 돌려줬습니다. 2025 회계연도에는 배당 92억 달러뿐이었습니다. 두 해 만에 44% 줄었습니다.
배당 자체는 안전합니다. 지난 회계연도 잉여현금흐름(영업으로 번 현금에서 설비투자를 뺀 돈)이 126억 달러로 배당 92억 달러를 덮고 남습니다. 문제는 인상률입니다. 2023년 10.0%, 2024년 7.7%, 2025년 2.2%, 2026년 1.3%. 미국 소비자물가가 7월 기준 3.4% 올랐으니 배당의 실질 가치는 오히려 줄고 있습니다. 잉여현금흐름 대비 배당 비율도 47%에서 72%로 올라왔습니다.
6. “고금리 피해자”라는 말
홈디포가 부진한 이유로 가장 흔히 나오는 설명은 고금리입니다. 금리가 오르니 집이 안 팔리고, 집이 안 팔리니 리모델링이 줄었다는 것입니다.
회사도 이를 인정합니다. 연차보고서 위험요소에 “2025 회계연도 내내 지속된 고금리 환경과 최근 몇 년간의 주택 가격 급등이 주택 구입 여력에 영향을 미쳤고, 이것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의 주택 회전율에 기여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기존주택 거래는 2023년부터 3년 연속 연 406만~409만 호로 1995년 이후 최저권입니다. 조사업체 퍼스트아메리칸 집계로 한 해 손바뀜한 주택 수가 전체 가구 수의 3.1%에 그치는데, 1991~2019년 평균은 4.5%였습니다.
그런데 재무 측면에서는 피해자가 아닙니다. 2분기 이자비용은 5억 8,300만 달러로 1.4% 늘었을 뿐입니다. 변동금리에 노출된 부채는 회사가 발행한 선순위 채권 전체의 약 11%뿐이고, 회사 자체 분석으로 금리가 1%포인트 올라도 연간 이자비용 증가는 5,400만 달러입니다. 연간 영업이익 210억 달러의 0.26%입니다. 앞 장에서 본 대로 이익률을 실제로 깎은 것은 금리가 아니라 영업비용과 저마진 사업 편입이었습니다.
맥페일의 표현도 미묘합니다. 그는 2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주택 회전율이 이 낮은 수준에 머문 지 벌써 4년째”라며 “최근의 금리 상승으로 인한 변동성은 별로 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금리는 이미 4년 전에 수요를 주저앉혀 놓은 상수이지 지금 분기마다 실적을 흔드는 변수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만 같은 답변에서 “금리가 내려가면 주택에 약간의 활기가 도는 것을 우리는 안다. 지금은 전환점의 조짐이 전혀 없을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금리 인하가 도움이 된다는 것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닙니다.
더 눈여겨볼 것은 얼어붙은 주택시장이 홈디포에 나쁘기만 하지는 않다는 점입니다.
미국 연방주택금융청 집계로 남아 있는 모기지의 77.9%가 금리 6% 미만이고 49.9%는 4% 미만입니다(2026년 1분기 기준). 잔존 평균 금리가 4.4%인데 지금 시장 금리는 6.71%입니다. 2.3%포인트 차이입니다. 이 사람들은 집을 팔면 손해라서 안 팝니다. 낮은 금리에 묶여 움직이지 못하는 이 현상을 락인 효과라고 부릅니다. 대신 지금 사는 집을 고칩니다.
고칠 돈도 있습니다. 모기지를 낀 주택의 순자산이 사상 처음 18조 달러를 넘었고, 그중 11조 7,000억 달러가 대출로 뽑아 쓸 수 있는 상태입니다(ICE 모기지 모니터). 실제로 뽑아 쓰고 있습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집계로 주택담보 한도대출 잔액이 4,590억 달러로 17분기 연속 증가했고 2022년 초 저점 대비 45% 늘었습니다. ICE 집계로는 인출의 54%가 기존 대출을 건드리지 않는 2차 담보 방식이었습니다. 낮은 금리를 지키면서 돈만 빼는 행태입니다.
수요의 성격도 다릅니다. 하버드 주택연구공동센터 조사로 지붕·창호·냉난방 교체가 개량 지출의 49%를 차지합니다. 지붕은 금리를 보고 새지 않습니다. 그리고 미국 자가주택의 중위 연령이 42년입니다. 2003년에는 31년이었습니다. 47%가 1980년 이전에 지어졌고, 같은 조사에서 1980년 이전 주택은 2010년 이후 주택보다 개량 지출이 24%, 유지보수 지출이 76% 많았습니다.
반대 신호도 분명히 있습니다. 하버드 센터의 개보수 지출 전망은 2026년 3분기 2.1% 증가에서 2027년 2분기 0.5% 증가로 세 분기 연속 둔화합니다. 그리고 위에 적은 락인 효과와 주택 노후화는 몇 년째 변하지 않은 구조적 상수입니다. 그 상수 아래에서 동일 점포 매출은 2023 회계연도 마이너스 3.2%, 2024년 마이너스 1.8%, 2025년 플러스 0.3%였습니다. 재원이 있다는 것과 그것이 지금 매출로 바뀐다는 것은 다른 말입니다.
7. 연준은 주택을 구제하지 않는다
그러면 금리가 내려가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이 남습니다. 지금 상황은 그 반대입니다.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됐고 유가가 뛰었습니다. 브렌트유는 9월 초 배럴당 96~97달러입니다. 미국 8월 비농업 취업자가 16만 2,000명 늘어 예상치 5만 3,000명의 세 배였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9월 8일 4.80%로 2023년 10월 이후 최고입니다.
연방준비제도는 2025년 12월 이후 금리를 3.50~3.75%에 묶어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장이 보는 방향은 인하가 아닙니다. 9월 15~16일 회의에 반영된 금리 인하 확률은 0%이고 인상 확률이 50%대 중후반입니다. 7월 회의에서는 위원 세 명이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동결 결정에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2026년 5월 22일 취임한 케빈 워시 의장이 8월 잭슨홀 연설에서 한 말이 이 국면을 요약합니다.
“주택과 농업 같은 특정 부문은 압박 신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광범위한 금융 여건을 긴축적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습니다.”
주택이 힘든 것을 연준이 모르는 게 아닙니다. 알지만 그것 때문에 금리를 내리지는 않겠다는 뜻입니다. 이 연설 직후 시장의 인상 확률 전망이 크게 올랐습니다.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2026년 2월 마지막 주 5.98%로 바닥을 찍은 뒤 3월부터 여섯 달 연속 올라 9월 초 6.71%입니다. 1년 전보다 오히려 높습니다. 1월에 정부가 국책 모기지 기관에 2,000억 달러 규모 채권 매입을 지시하며 금리를 눌러보려 했습니다. 2월 마지막 주에 잠깐 5%대를 찍기는 했지만 그뿐이었고, 지금은 그 저점보다 0.7%포인트 위입니다.
홈디포의 수요를 누르는 힘이 당분간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 지금 시장의 전제이고, 그 전제가 배수에 반영돼 있습니다.
8. 로우스와 갈린 지점
경쟁사 로우스와 나란히 놓으면 이 국면의 성격이 더 잘 보입니다. 두 회사는 같은 주에 2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홈디포는 동일 점포 매출 1.7% 증가에 연간 목표를 유지했습니다. 로우스는 0.2% 증가에 그쳤고 연간 목표를 하향했습니다. 매출 전망을 920억~940억 달러에서 약 920억 달러로, 동일 점포 매출을 0~2% 증가에서 보합으로 낮췄습니다.
모든 지표에서 홈디포가 앞선 것은 아닙니다. 매출 성장은 로우스가 8.3%로 홈디포의 5.7%보다 높았고, 투하자본이익률도 25.5% 대 24.8%로 로우스가 위입니다. 갈린 것은 기존 점포의 성적이었습니다.
로우스가 목표를 낮춘 이유는 둘이었습니다. 금리와 물가에 눌린 소비자 수요, 그리고 자기가 인수한 회사들입니다. 최고재무책임자는 “아티산 디자인 그룹은 100%, 파운데이션 빌딩 머티리얼스는 약 45%가 주거 건설에 노출돼 있는데,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 건설이 수년 만의 최저에서 바닥을 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회사의 인수 방향이 갈랐습니다. 홈디포는 242억 달러를 지붕·외장·석고보드·냉난방에 썼습니다. 교체와 수리, 그리고 폭풍 피해 복구 수요입니다. 로우스는 101억 달러를 내장 건자재와 설치 마감에 썼습니다. 새 집을 지어야 발생하는 수요입니다. 신축이 죽은 이 사이클에서는 홈디포의 배치가 방어적이었습니다.
다만 로우스 최고경영자는 홈디포의 2분기 호조에 단서를 달았습니다. “경쟁사들이 분기 후반에 관세 환급으로 가격을 낮추는 격화된 경쟁 환경”이었다는 것입니다. 이름을 대지는 않았지만, 홈디포의 7월 동일 점포 매출 2.3%가 환급으로 산 가격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환급이 일회성이라면 그 가격도 일회성입니다.
주가로 보면 1년 성적은 비슷합니다. 52주 등락률이 홈디포 마이너스 25.1%, 로우스 마이너스 25.6%입니다. 올해 들어서는 홈디포가 마이너스 8.8%, 로우스가 마이너스 16.7%로 격차가 벌어졌고, 그 격차는 8월 실적 발표 이후 생겼습니다.
밸류에이션은 홈디포가 비쌉니다. 주가수익비율이 21.95배 대 16.97배로 29% 프리미엄입니다. 배당수익률은 2.97% 대 2.49%로 홈디포가 높지만, 연속 배당 인상 기록은 로우스가 54년, 홈디포가 16년입니다.
9. 배수는 어디쯤인가

현재 주가수익비율은 21.95배입니다. 9월 8일 종가 313.70달러를 최근 12개월 주당순이익 14.29달러로 나눈 값입니다.
1년 전 같은 날 기준으로는 28.53배였습니다. 회계연도말과 분기말을 이어 붙인 최근 5년 평균은 22.6배이니 지금은 그보다 조금 아래입니다. 정점이었던 2025년 2월의 27.6배와 비교하면 20% 낮습니다.
다만 여기에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21.95배의 분모인 주당순이익 14.29달러에는 앞에서 빼야 한다고 했던 관세 환급 0.52달러가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같은 기준을 적용해 빼면 주당순이익은 13.77달러가 되고 배수는 22.78배로 올라갑니다. 5년 평균보다 오히려 위입니다. 이익의 질을 따질 때 쓴 잣대를 배수에도 그대로 대면 “평균보다 싸다”는 결론은 사라집니다.
그리고 이 회사의 과거 평균 자체가 소매업 치고 높은 편이었습니다. 그 배경에 매년 수십억 달러씩 주식을 사서 없애던 자본 정책이 있었습니다. 그 정책이 멈춘 지금도 같은 평균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지는 답이 갈립니다.
애널리스트 36명의 평균 목표주가는 377.50달러로 현재가 대비 20.3% 위입니다. 분포를 보면 매수 의견이 우세하되 중립이 15곳이고, 가장 낮은 목표주가 두 곳(310달러)은 현재가보다 아래에 있습니다.
목표주가 조정의 시점도 봅니다. 대폭 하향은 5월에 이미 끝났습니다. 오펜하이머와 HSBC가 나란히 310달러로 내렸습니다. 8월 실적 이후에는 제프리스가 360달러에서 398달러로 올린 반면 골드만삭스는 390달러에서 377달러로, UBS는 430달러에서 420달러로 내려 방향이 섞였습니다. 목표주가만 보면 안정화 국면이지만, 그사이 주가는 7월 초 350달러대에서 11% 더 빠졌습니다.
회사가 제시한 올해 조정 기준 주당순이익 목표는 14.69~15.28달러이고, 시장 평균 전망치는 15.02달러로 그 범위의 한가운데를 조금 웃돕니다. 여유가 크지 않다는 뜻입니다.
10. 정리
홈디포 주가가 1년 사이 25% 빠졌지만 이익 감소는 3%에 못 미쳤습니다. 나머지는 시장이 이 회사에 매기는 값이 달라진 몫입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회사 공시 안에 있습니다. 회사는 1년 11개월 동안 242억 달러를 써서 이익률 2~5%짜리 유통 사업을 붙였습니다. 그 대가로 자사주 매입을 멈췄고, 주주환원 총액이 163억 달러에서 92억 달러로 줄었고, 배당 인상률이 1.3%로 내려앉았고, 투하자본이익률이 27.2%에서 24.8%로 떨어졌습니다. 시장이 고성장 소매업체에 주던 배수를 거둬들이고 저성장 유통 복합체의 배수를 적용하기 시작한 것은 근거 없는 반응이 아닙니다.
동시에 실적이 겉보기만큼 견고하지도 않습니다. 2분기 개선은 일회성 관세 환급이 만든 것이고, 그것을 빼면 주당순이익도 소매 부문 이익률도 전년보다 낮습니다. “배수만 깎였을 뿐 회사는 멀쩡하다”는 말은 여기서 걸립니다.
수요 쪽에는 서로 반대로 작동하는 힘이 걸려 있습니다. 주택 거래가 30년 최저에서 몇 년째 얼어 있는 것은 분명한 역풍입니다. 그러나 같은 얼음이 78%의 저금리 모기지 보유자를 지금 사는 집에 묶어두고 있고, 그들 손에는 11조 7,000억 달러의 뽑아 쓸 수 있는 주택 자산이 있으며, 그 집들의 중위 연령은 42년입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거래는 늘지만 이 구조적 재원 논리는 약해집니다. 어느 쪽으로 가든 한쪽이 상쇄됩니다.
여기에 지휘부 공백이 겹쳐 있습니다. 최고경영자 테드 데커가 8월 12일부터 의료 휴직에 들어가면서, 지금은 앤마리 캠벨 수석부회장이 영업을 총괄하고 리처드 맥페일 최고재무책임자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규정상 임시 대표집행임원을 맡은 2인 체제입니다. 회사는 몇 달 안에 복귀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배수는 5년 평균 근처까지 내려왔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질문은 “왜 이렇게 빠졌나”가 아니라 “어디까지가 정당한 재평가였나”입니다. 확인할 지점은 셋입니다. 11월 17일 3분기 실적에서 관세 환급 없이도 이익률이 버티는지, 부채를 줄이고 나서 자사주 매입을 언제 재개하는지, 그리고 데커가 돌아와 이 회사를 소매업체로 되돌릴지 유통 복합체로 더 밀고 갈지입니다.
이 글은 공개된 공시와 시장 자료를 정리한 것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